그리스·일본, 빚 감축이 우선
[ 김은정 기자 ] 재정 여력이 있는 나라에서 무리하게 부채 감축에 나서면 오히려 성장을 해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가 나왔다. IMF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 개입해 부채 감축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여진다.
IMF는 3일 ‘언제 국가 부채를 줄여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위기 가능성이 낮은 나라가 재정 지출 감축과 세율 인상 등 과도한 긴축 정책을 쓰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조너선 오스트리 IMF 리서치 부문 부국장이 작성했다.
보고서는 “상당수 국가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갖고 있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무리한 부채 감축은 성장과 투자를 위축시켜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에 여유가 있는 나라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긴축에 나서기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얘기다.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세금이 더 걷히고 그만큼 국가 부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 ??그런 나라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그러나 “그리스나 이탈리아처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중이 위험 수준인 국가는 미리 부채를 감축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 IMF의 입장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미국이 독일 등 건전 재정국가에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부채 감축 여부는 재정 여력과 차입 비용, 잠재 성장률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라고 보도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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