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암초 만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산 가능성은?

입력 2015-06-04 11:27   수정 2015-06-04 11:29

[ 한민수 기자 ]
순항하는 듯 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삼성 물산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4일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자산운용사 엘리엇 어쏘시어츠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을 상당히 과소 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1977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주주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전체 운용자산은 26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합병을 발표했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된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이 1대 0.35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삼성물산 주주는 삼성물산 주식 1주당 0.35주의 제일모직 주식을 받게되는 것이다.

◆ "삼성물산, 합병안서 장부가치도 인정 못 받아"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 1주를 받기 위해서는 삼성물산 3주가 필요한 합병"이라며 "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보다 현저하게 싼 상태에서 나온 비율이라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병비율 산정시 삼성물산의 주가수준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6배로, 제일모직 4.56배보다 크게 낮았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했다면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0.35대 1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삼성물산은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제일모직에 합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엇이 합병 반대 세력을 모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헤지펀드 쪽에서 반대세력을 규합해 합병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며 "합병을 무산시킨 후 주가를 추가 상승시켜 이익을 추구하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무산 가능성은?

만약 합병이 무산된다면 제일모직보다는 삼성물산에서 합병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제일모직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52.2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전체 의결권 참석을 가정하면 합병안 통과를 위해서는 66.66%의 찬성이 필요하다.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일모직이 가지고 있는 자사주(의결권 없음) 14.09%를 감안하면, 오너 일가의 의결권 지분은 60.80%에 달하게 된다. 6% 정도의 지분만 더 확보하면 합병안 통과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사정이 다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SDI 등 최대주주측 지분이 13.65%에 그치고 있다. 13.15%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찬성을 가정해도 40%에 달하는 찬성 지분을 더 얻어야 안정적 합병안 통과가 예상된다.

다음달 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도 주식매수 청구가 많으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각각 15만6493원, 5만7234원이다. 주주총회 이후 오는 8월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1조5000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한민수/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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