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용/마지혜 기자 ] 일부 대형병원이 메르스 감염이 의심스러워 병원을 방문하려는 환자들을 기피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검사 예약을 의뢰하는 환자에게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하며 의심환자의 내원을 꺼리고 있다.
김모씨(27)는 이스라엘에 출장을 다녀온 친척을 1주일 전 만난 뒤 열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나 근처에 있는 한 대형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예약 상담자에게 증상을 말하고 검사받고 싶다고 하자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으로 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씨가 “모두 집에서 멀어 지금 전화하고 있는 병원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자 상담사는 “우리 병원으로 오려면 마스크를 쓰고 응급실 앞 텐트로 오라”면서도 “가급적 서울의료원 등 안내한 병원으로 가라”고 권했다. 피검사를 하지 않아 채혈 샘플을 지정병원으로 보낸 뒤 그 결과를 다시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정병원으로 가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다른 대형병원도 “환자가 만난 친척이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일 뿐 확진을 받은 게 아니라면 먼저 질병관리본부 핫라인(043-719-7777)에 문의해 진료가 필요한지 확인받고 다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또 다른 늉?측은 “우리 병원은 현재 검사하고 있지 않으니 의심환자를 받아 직접 검사하는 국립의료원으로 가보고, 병원이 멀다면 인근 보건소에 가보라”고 했다.
한 일선 보건소는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다. 보건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감염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는데 일선 병원이나 보건소 등의 대응은 안이하다”며 “메르스 검사와 치료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국가 지정병원을 선정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마지혜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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