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음을 껴안는 공간의 인문학

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

이상현 지음 / 프런티어 / 240쪽 / 1만3000원


[ 선한결 기자 ] 주말이면 아늑한 카페를 찾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휴일에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만 온 것은 아니다. 책을 가져와 읽거나 친구와 담소를 나눈다. 카페에는 살짝 숨겨진 구석 자리가 있고, 길 가는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는 창가도 있다. 여럿이 함께 앉을 자리도 있다. 이들에게 카페는 ‘타인과 함께하고 싶은 욕구’와 ‘홀로 쉬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공간이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은 현대인이 정신적 피로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방법으로 ‘라운징’을 제시한다. 라운징은 타인과 부대끼지 않는 공적 공간인 라운지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인 이상현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사람들에게는 네 가지 불만이 있다”고 말한다. 공간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 ‘또 다른 나’를 경험할 기회가 없는 점, 프라이버시가 부족한 점, 공동체 안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점이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장소와 공간에서 찾는다. “라운징을 통해 불만을 해소하?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라운징을 위해 특별한 장소를 힘들여 찾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카페, 공원, 도서관, 박물관, 공항 등 라운징을 할 수 있는 13종의 공간을 제시한다. 타인과 함께 있어 심심하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심리적 거리가 적절하게 보장되는 곳이다. 집이나 직장에서는 겪을 수 없는 새로운 경험과 여유를 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책은 우리 주위에 있지만 평소 잘 인식하지 못하는 쉼터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실제 건물과 설계도를 예로 들며 공간을 건축학적으로 분석해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다. 심리학 사회학 등 인문학적 설명을 곁들여 재미있게 읽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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