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다면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라

입력 2015-06-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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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 배영자 옮김 / 알프레드 / 288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20세기 초, 맹독을 지닌 코브라가 늘어나 피해가 컸다. 영국 정부는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주는 정책을 실시했다. 코브라의 수도 줄이고 빈곤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코브라잡이로 돈을 번 사람들 이야기가 퍼지자 사람들은 코브라를 집에서 기르기 시작했다. 나중엔 보상금을 받기 위해 가져온 코브라 대부분이 집에서 기른 양식 코브라였다. 이 사실을 안 정부는 곧 보상금 제도를 중단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코브라가 더 늘어났다. 집에서 기르던 코브라가 쓸모없어지자 모두 풀어놨기 때문이다.

여기서 ‘코브라 효과’란 용어가 생겼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면 문제가 더 악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세상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무수한 변수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학자 하노 벡은 《경제학자의 생각법》에서 우리 앞에 놓인 삶의 문제를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경제학은 학문이 아灸?삶의 기술”이라고 말하는 그는 중고차시장, 불법주차, 지갑 사용법 등 일상적인 일부터 인플레이션, 최저임금, 경제정책 등 신경쓰고 싶지 않지만 알아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경제학자의 생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좋은 차를 구하기 힘든 중고차시장의 예를 들며 ‘역선택’의 문제를 제기한다. 겉은 멀쩡한 데 문제가 많은 중고차를 영어로 ‘레몬’이라고 한다. 중고차 판매자는 판매하려는 차가 좋은 차인지 레몬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구매자는 차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운 나쁘게 문제가 많은 차를 구입하면 수리비가 구입 가격보다 더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구매자는 되도록 싼 가격의 중고차만 찾는다. 판매자는 관리가 잘 된 새것과 다름없는 중고차를 싸게 내놓지 않는다. 결국 시장에는 레몬만 남는다. 중고차시장에선 이처럼 정보가 충분치 않아서 거래에서 손해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역선택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왜 성공한 사람 중에는 괴짜가 많을까. 1800년대 중반 미국 텍사스의 농장주들은 자신이 소유한 소에 소유권을 알리는 낙인을 찍었다. 하지만 새뮤얼 매버릭은 소에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았다. 이웃사람들은 아무 표시도 없는 소를 두고 ‘매버릭네 소’라고 불렀다. 훗날 그의 이름은 소유권 표시가 없는 가축 전체를 의미하는 말이 됐다. 더 나아가 보편적인 의견에 맞서는 사람, 개성이 강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됐다. 소에 표시하지 않은 덕분에 사람들은 표시가 되지 않은 소를 모두 그의 것으로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영역을 누구보다 먼저 찾아 깃발을 꽂는 것이야말로 가장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다.

경제학은 유한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저자는 “경제학자의 생각법은 일상에서 최고의 선택이 무엇인지 판단하게 해주는 도구”라며 “하루하루 최고의 선택을 이어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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