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13회 우승…극한의 경기서 빛나다
[ 최진석 기자 ]
아우디의 기술력을 말할 때 ‘르망 24시 레이스’를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15㎞ 떨어진 작은 도시 르망은 매년 6월 축제 분위기로 들뜬다. 르망의 인구는 15만여명. 이곳에서 열리는 르망 24시 레이스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은 약 20만~30만명이다.
1923년 첫 대회가 열린 뒤 올해 83회째를 맞는 르망 24시 레이스는 길이 13.65㎞의 서킷을 3명의 드라이버가 교대로 운전하며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내달리는 경기다. 가장 먼 거리를 달린 차량이 우승한다. 차량 성능은 물론 내구성과 드라이버의 인내심이 승부를 가르는 극한의 자동차 경주다. 매년 참가 차량 50여대 중 절반 이상이 중도에 탈락한다.
아우디는 이 경주에서 지난해까지 총 13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쉐(16회)에 이어 2위다. 놀라운 점은 아우디의 기록이 1999년 이후 16년 만에 세워졌다는 것이다. 즉, 16회 출전해 81%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르망 24시 레이스 역사에 ?최단 기간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아우디가 르망 24시 레이스에 뛰어든 건 이 대회 특유의 개방성 때문이다. 가솔린·디젤 엔진은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도 참가할 수 있다. 아우디의 기술 혁신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실험하기에 적합한 무대다. 아우디는 1999년 처음 참가해 3위를 차지했다. 1년 뒤인 2000년에는 1~3위를 휩쓸었다.
2001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레이싱카에 처음으로 가솔린 직분사 엔진, TFSI 엔진을 장착했다. 엔진 실린더에 직접 연료를 분사해 연소효율과 출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엔진으로 아우디는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6년에는 레이싱카의 심장을 디젤 엔진으로 교체했다. 르망 24시 레이스 역사상 첫 디젤 엔진이었다. 이 엔진을 단 레이싱카는 첫 출전에서 우승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레이싱카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가 출전했다. 이 차량 역시 첫 출전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과 지난해까지 모두 우승하며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기술이 빚은 새로운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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