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전날 밤 늦게 열린 박원순 시장의 긴급 브리핑이었다. 브리핑에서 박 시장은 메르스 확진 의사 A씨가 각종 모임 등에 참석하면서 1500명 이상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는 "신속하고도 단호한 자세와 조치를 취하려 한다.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책임이 있다"며 메르스 방역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엇박자를 냈다. 박 시장의 발표가 사실관계와 다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메르스 공포와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시장의 발표 내용과 보건복지부가 설명하는 내용에 상이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사실이 확인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나 복지부가 이런 심각한 사태에 관해 긴밀히 협조해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 불안감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형표 복지부 장관도 "일방적 발표로 국민들의 오 挽?불러 일으켰다"며 서울시 입장 발표에 유감을 나타냈다.
여기에 여야까지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형국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정부와 협력해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위치의 서울시장이 밤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했는데, 복지부 장관이 사실관계에 대한 회견을 할 예정이고 시장이 언급한 확진 의사 본인의 (반박) 인터뷰도 있다"면서 "사실관계와 다른 혼란이 있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갈등하는 모습도 불신만 가중시킨다"면서 "새누리당은 사실 관계 확인부터 철저히 해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메르스 대책위 연석회의에서 "박 시장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직접 나서 서울시 자체 방역대책을 마련하듯이 박근혜 대통령도 지금 나서서 중심을 잡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대책이 한참 미흡하고 불안만 더 가중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 안전에 집중하고 책임을 묻는 건 나중으로 미루자"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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