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메르스보다 무서운 '엔저'…증시 고질병 되나

입력 2015-06-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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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기자 ] 국내 증시의 '고질병'인 엔저(低)가 또 다시 뇌관으로 떠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간이 약'이 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엔저에는 통화정책 외 별다른 처방전도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25포인트(0.35%) 내린 2065.62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스 협상 지연 소식과 메르스 확산 우려, 엔화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 중에서도 특히 엔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수출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타격이 우려스럽다는 분석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엔·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25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25엔을 넘어선 것은 2002년 12월 이후 약 12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내 증시 조정에도 메르스보다 엔저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메르스의 경우 과거 사스(SARS) 사태에서 알 수 있듯 문제가 해결되면 상대적 낙폭은 회복될 것"이라며 "문제는 메르스와 달리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엔저의 영향"이라고 뽀杉?

이 연구원이 지난달 26일 이후 업종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이 큰 자동차 업종의 낙폭이 10%로 가장 컸다는 설명이다.

최근 엔화 약세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 등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확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달러화 강세의 기폭제가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되는 미국 5월 고용지표가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있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되는 미국 5월 고용지표는 전월 대비 소폭 개선세를 보이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을 정당화함으로써 엔·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행(BOJ)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도 여전하고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타이트한 정책 스탠스 변화를 고려하면 미국과 일본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역시 엔·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엔저 영향을 잠재울 방법으로는 정책적인 대응이 꼽힌다. 이에 이달 환율과 관련된 주요 이벤트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11일)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7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엔저 공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을 감안해 수출주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에서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를 상쇄시킬 수 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종을 중심으로 관심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원·엔 환율의 민감도가 제한적인 중소형주 중심의 접근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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