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앞으로 한국에서는 660㎡(약 200평) 이상의 대형 매장만 열겠다. 서울 강남점부터 기존 2개 층에서 4개 층으로 두 배로 확장하겠다.”
일본의 패션·생활소품 전문매장 무인양품(MUJI) 본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사업 확장 계획을 내놨다. 엔화가치 약세를 반영해 지난 3월 가구, 문구, 식기 등 365종의 가격을 최대 30% 인하한 데 이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롯데상사와 합작으로 2003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10여년 동안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매장이 너무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매장 확장을 계기로 국내에서 취급하지 않던 인테리어 식물 등 다양한 상품을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 엔저를 계기로 국내 판매가를 내리는 한편 본사의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대규모 출점에 나서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일본 캠핑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 매출은 최근 1년 새 40% 이상 뛰었다. 한국 가격을 지난해 최대 26% 내린 데 이어 올 들어 5~25% 추가 인하한 데 힘입은 것이다. 인기 상품인 ‘랜드록 텐트’는 192만원에서 174만원으로 9%, ‘라운지쉘 올인원 세트’는 263만원에서 196만원으로 25% 저렴해졌다. 윤형진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고가 브랜드이던 스노우피크가 가격 인하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직수입 골프웨어 브랜드 던롭, 블랙&화이트, 아다바트도 한국 가격을 평균 10% 내린 이후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작년 이맘때 35만~40만원에 팔리던 골프 티셔츠는 요즘 10~20% 싼 30만~32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던롭의 경우 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전체 골프웨어 평균의 서너 배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발 편집매장 부문에서는 일본계 ABC마트(사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7% 늘어난 3717억원을 기록했다. 2위인 금강제화 계열의 레스모아(1185억원), 3위인 불스원 계열의 슈마커(1034억원)는 1~4% 성장하는 데 그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승순 금강제화 팀장은 “국내 업체들이 수익성을 감안해 다소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반면 일본 본사의 자금력이 탄탄한 ABC마트는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도 최근 순천, 군산, 목포, 김해, 강릉 등 지방 중소도시에 잇따라 출점했다. 지난달에는 제주에도 매장을 ?한국 내 전 지역에 판매망을 구축한 ‘전국구’ 브랜드가 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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