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슈퍼스타 별장도
호수에 비친 알록달록한 마을
부두 노천카페서 석양 즐겨
[ 김명상 기자 ]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 코모(Como)는 로마 시대부터 귀족들의 사랑을 받아온 휴양지다. 폭 4.5㎞, 길이 45㎞의 라리오(Lario) 호수가 있고, 주위로 작은 마을들이 이어진다. 마을 언덕에는 근사한 저택이 즐비하다. 마돈나, 조지 클루니 같은 스타들의 별장도 있다. 투명한 호수 위로 알록달록한 집들이 비치는 수려한 경관이 전 세계의 여행자들을 매혹한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경계에 자리한 도시
밀라노에서 일반 열차로 50분, 급행 열차로는 30분이면 ‘코모 산 조반니 역(Como S. Giovanni)’에 도착한다. 역에서 나와 쭉 뻗은 대로를 따라 850m 정도 걸어가면 카부르 광장(Piazza Cavour) 너머로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의 정식 명칭은 라리오지만, 도시 이름을 따서 ‘코모 호수’로 더 잘 알려졌다.
지도를 보면 호수는 알프스 쪽에서 줄기가 내려오다 양쪽으로 갈라지는 Y자 모양을 하고 있다. 휴양지 코모는 호수가 갈라지는 부분의 왼쪽 끝에 자리한다. 여기서 보이는 것은 나루터, 부둣가 산책로, 호반을 따라 늘어선 노천카페가 전부다. 코모에 오는 여행자 대부분이 스위스에서 밀라노로 넘어가는 길에 들르기 때문에 잠시 머물다 떠난다. 하지만 기차 옆자리에 앉은 승객은 “선착장을 벗어나지 않고는 호수를 봤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조언이 아니었다면 나 또한 지나쳐 갔을지도 모른다.
배를 타고 호수 따라 마을들을 돌아보다
호수의 본 모습을 보고 싶다면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 포말을 일으키며 출발한 페리가 선착장을 벗어났다. 양옆의 산기슭을 지나자 눈앞에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파란 하늘 아래로 산자락이 드러나고, 언덕마다 고풍스러운 저택들이 어깨를 포갠다. 호수의 절경에 취한 탑승객들이 잠시 대화를 멈춘다. ‘007 카지노 로얄’ ‘오션스 트웰브’ 등의 영화를 이 호수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멋진 수트를 입은 신사가 화려한 저택에서 뛰어나와 보트로 탈출하는 장면을 찍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를 찾기 어려우리라.
페리는 코모를 출발해 30여개의 다른 마을에 정차한다. 승객들은 마음에 드는 마을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배를 탈 수 있다. 시간이 없는 관광객들은 코모 선착장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체르노비오(Cernobbio)를 찾으면 좋다. 붉은 지붕의 저택과 짙푸른 나무들이 대비를 이루는 풍경으로 유명하 ? 세계적인 명성의 고급호텔 ‘빌라 데스테(Villa d’Este)’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체르노비오 마을의 첫 인상은 한적하고 깨끗하다. 멋진 제복을 입은 도선사가 기분 좋은 미소로 탑승객을 맞이한다. 도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호텔 빌라 데스테가 보였다. 15세기까지 작은 수녀원이 있었던 곳에 지은 호텔이다. 1565년 한 추기경이 르네상스 양식으로 여름 별장을 지어 성직자와 지식인들의 휴양처로 사용했고 1873년 이후 현재 모습으로 개조된 뒤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음악가 로시니, 소설가 마크 트웨인, 팝 스타 마돈나, 디자이너 랄프 로렌 등도 다녀갔다. 명사들이 머물렀던 곳이라서 많은 관광객이 호텔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다음 도시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코모의 부둣가를 거닐어 봤다. 멀리 케이블카인 푸니콜라레(funicolare)가 산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상으로 향하는 열차의 불빛들이 산에 전구를 매단 듯 총총히 빛난다. 이곳에 온 시간이 아깝지가 않은 순간이다.
렌트카로 선착장 드라이브…30개 마을 도는 페리 '강추'
이것만은 꼭!
코모를 여행할 때 자동차 드라이브, 페리, 푸니콜라레 중 하나는 꼭 타보는 것이 좋다. 드라이브 코스는 선착장에서 베르체이아(Verceia)까지 약 70㎞다. 한국에서 미리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고, 현지 렌터카업체에서 차를 빌리면 된다. 30여개 마을을 돌아보는 페리는 선착장에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탑승권을 구매할 수 있다. 푸니콜라레 승강장은 카부르 광장에서 호수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 부둣가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5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lakecomo.com
코모(이탈리아)=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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