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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76번 환자(75·여)가 병원 간 ‘핑퐁’하듯 떠넘겨진 끝에 건국대병원에서 격리와 메르스 검사 등 초동조치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8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6일 오전 9시쯤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14번 환자(35)로부터 감염된 뒤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온 76번 환자는 이달 5일 정오께 고관절 골절로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았다. 당시 미열이 확인되자 강동경희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은 적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도 열이 나는 환자를 입원시킬 수 없다며 강동경희대병원으로 돌려보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돌아온 76번 환자를 응급실에 머무르게 했다. 이 환자는 결국 다음날(6일) 오전 건국대병원으로 이동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형병원들이 서로 미루는 통에 76번 환자와 접촉한 다수가 또 한 번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76번 환자가 증상이 확실히 나타나기 전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진료 사실을 숨긴 것도 화를 키웠다.
건국대병원 측은 “매뉴얼에 따라 메르스 의심 환자를 조기 발견해 신속 대응하고,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등의 초동조치로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76번 환자는 메르스 검사에서 1차 양성 결과를 받은 뒤 음압병실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이와 함께 건국대병원은 접촉 의심자 147명을 격리 조치한 상황이다.
건국대 재단 김경희 이사장도 이날 병원을 방문해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김 이사장은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메르스 대응센터에서 양정현 의료원장(의무부총장)과 한설희 병원장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뒤 격리병동과 응급실을 둘러보며 현장을 챙겼다.
김 이사장은 “환자가 삼성서울병원과 다른 병원에서 진료 받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의료진이 짧은 시간 안에 환자의 감염 경로를 파악해 메르스 증세를 확인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가 전염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라며 독려했다.
건국대병원은 현재 비상진료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일반 외래환자 진료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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