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각종 보호 조항을 요구한다. 보통주나 우선주에 앞서 투자원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회수권리나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이다.
미국 클라우드 저장업체 박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스는 작년 7월 주당 20달러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지만 올 1월 상장 시 공모가는 주당 14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은 주당 12.60달러에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손실을 피했다. 창업자들은 투자자에 보호 조항을 마련해주더라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을 선호한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겨 소위 ‘유니콘’ 칭호를 얻으면 후속 투자와 마케팅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 보호 조항 덕분에 벤처캐피털은 부담 없이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며 “유니콘들의 가치가 10~25%가량 부풀려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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