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보호장치가 스타트업 거품 부추겨"

입력 2015-06-08 21:48  

[ 임근호 기자 ] 우버 샤오미 스냅챗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기업가치가 최근 수십억달러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는 벤처캐피털을 위한 투자자 보호 조항이 스타트업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각종 보호 조항을 요구한다. 보통주나 우선주에 앞서 투자원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회수권리나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이다.

미국 클라우드 저장업체 박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스는 작년 7월 주당 20달러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지만 올 1월 상장 시 공모가는 주당 14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은 주당 12.60달러에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손실을 피했다. 창업자들은 투자자에 보호 조항을 마련해주더라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을 선호한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겨 소위 ‘유니콘’ 칭호를 얻으면 후속 투자와 마케팅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 보호 조항 덕분에 벤처캐피털은 부담 없이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며 “유니콘들의 가치가 10~25%가량 부풀려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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