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역량이 기업경쟁력] 연구개발 초기단계부터 사업화 진행

입력 2015-06-09 07:01  

SK그룹


[ 송종현 기자 ]
SK그룹은 2013년 이후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SK그룹은 통신 정유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내수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외로 뻗어나가는 ‘수출 중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사업구조가 이렇게 바뀐 데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여기에 SK의 ‘신개념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이 더해진 게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SK의 신개념 R&D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실제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는 SK의 철학이다. 사업부서 실무자들을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시켜 현장의 비즈니스 감각이 반영된 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은 대전 대덕연구단지 안에 있는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SKIGT)에서 에너지, 석유화학, 윤활유, 신소재 분야의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IGT는 깨끗하면서 연비를 높이는 휘발유 ‘엔크린’과 고급 휘발유 ‘솔룩스’를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아스팔트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이징에도 아스팔트 도로 연구소를 설립해 시장 맞춤형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전극과 분리막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셀과 팩 등 배터리 제조 전 과정에 걸친 고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아 다임러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후소의 하이브리드 상용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슈퍼카인 SLS AMG와 기아차 쏘울EV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는 2020년 세계 시장 규모가 40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어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제조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선두주자인 LG화학과 삼성SDI에 밀려 한때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며 “효율성 측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낫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3밴드 LTE-A 커버리지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아울러 인지능, 핀테크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 개발을 선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티켓몬스터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인 신현민 상무를 ‘T밸리’ 임원으로 영입했다. T밸리는 SK텔레콤이 올해 초 신설한 신성장동력 발굴 전담 조직이다.

회사 측은 “고객의 관심과 선호도가 높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스포츠, 패션, 그리고 다양한 생활 필수 영역을 대상으로 사업들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게 T밸리 업무”라며 “신 상무는 이 중 기술과 관련된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급변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따라 모바일 D램 분야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7년 전체 D램 매출의 3%에 불과했던 모바일 D램은 2012년 이후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등이 확산되면서 서버시장이 커지고 있어 고용량 DDR4 제품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세계 최대 용량 제품인 128GB DDR4 제품을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고용량 제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SSD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는 등 이 부문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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