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 적자 메우느라 예산 3조 쏟아부어

입력 2015-06-09 21:09  

정부 '엉터리 수요 예측'

인천공항철도 2872억원 등 지난해 8162억 손실 보전
올해도 7천억이상 메워야…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 부담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수요 예측을 잘못해 작년에 보전해준 민자투자사업 손실액이 81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관련 손실액 7000억원 이상을 세금으로 메울 것으로 예상돼 정부 재정 운용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 2872억원 보전

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4년도 민자투자사업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의 ‘최소운영 수입보장(MRG) 지급액’으로 8162억원을 썼다. 전년(8605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3조3614억원의 세금으로 BTO 손실액을 메워준 것으로 집계됐다.

BTO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부족한 예산 대신 민간투자 방식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민간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추정 수입보다 실제 수입이 적을 경우 최소 수익을 보장해주는 MRG제도를 BTO에 적용했다. 하지만 BTO에 따른 정부의 손실보전액이 급증하자 2009년 MRG를 폐지했다. 다만 폐지 이전에 MRG제도가 적용된 민자사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수익을 계속 보장해주고 있다.

지난해 MRG 지급액으로 가장 많이 쓰인 곳은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이다. 2872억원이 지급됐다. 다음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925억원), 대구~부산 고속도로(816억원), 부산~김해 경전철(523억원), 천안~논산 고속도로(487억원), 부산~울산 고속도로(394억원) 순이었다.

정부의 엉터리 예측이 문제

MRG 지급액이 수천억원에 이른 것은 정부가 애초 수요 예측을 잘못한 탓이 크다. 인천국제공항철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2001년 해당 사업을 민간 사업자와 계약하면서 2007년부터 30년 동안 예상 운임수입의 90%까지 메워주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실제 인천국제공항철도 운임수입은 정부의 예측치보다 적었다. 예를 들어 정부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동안 2조3485억원을 예상했지만 실적은 예측치의 6.8%인 1607억원에 그쳤다. 때문에 지난해까지 인천국제공항철도에 쓰인 MRG 지급액은 1조3776억원에 달했다. MRG 보장 기간인 2037년까지 매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MRG 지급액(2872억원)이 나가면 총 MRG 지급액은 7조9832억원에 이른다.

인천국제공항철도를 짓는 데 쓰인 4조2000억원의 두 배 정도가 손실액 보전으로 투입된다는 얘기다. 교통연구원은 인천국제공항철도 MRG가 연간 7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 최종 손실액이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감사원에서도 정부의 엉터리 수요 예측을 지적했지만 이미 계약이 끝난 상황이었고 당시 정부는 민자 유치를 위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도 MRG 지급액이 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정부의 재정 운용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BTO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건설(build)→이전(transfer)→운영(operate) 방식의 민간투자사업. 한 번에 큰 돈을 쓸 수 없는 정부를 대신해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해 소유권을 정부에 주고 일정기간 위탁 경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 MRG

최소운영수입보장. 민간 자본이 투입된 정부의 사업 수익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제도. 손실을 보지 않으려는 민간 사업자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지만 정부의 재정 손실이 커져 2009년 폐지됐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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