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수 호조는 경제 선순환의 결과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혁파와 감세로 지원하고,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은 임금인상과 배당 확대로 화답하고, 국민은 소비를 늘려 경제활성화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엔저, 유가 하락에다 구조개혁 효과까지 더해진 일본은 더 이상 ‘잃어버린 20년’의 무기력증 환자가 아닌 듯하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연율 3.9%)로 한국(0.8%)을 앞질렀다. ‘뛰는 일본, 기는 한국’의 실상이 경제 성적표에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어떻게 해야 세수가 늘어나는지를 일본이 잘 보여주고 있다. 세율을 낮춰도 경제가 살아나면 세수도 증가한다는 원론적인 사실을 새삼 입증했다. 그런 점에서 4년째 세수 펑크가 예고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수 부족액은 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 지난해 10조9000억원으로 증가일로다. 규제개혁은 말뿐이고, 환율은 나몰라라 하니 기업 실적은 악화되고 세수는 점점 더 부족해지는 게 당연한 귀결이다. 더구나 세월호든, 메르스든 사건만 터지면 온 나라가 ‘올스톱’인데 세수가 늘어날 리 만무하다.
일본에선 32%대로 내린 법인세 실효세율을 한국(24.2%)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자는 것이다. 반면 한국 정치인들은 법인세 인상이 세수를 늘리는 무슨 요술방망이라도 되는 양 틈만 나면 ‘부자감세’ 철회 타령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조차 세율을 올리면 세수가 늘 것이란 단세포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 일본을 제대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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