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증시는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등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증시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기대감에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급등했다. 그리스가 경제 개혁을 약속한 대가로 독일이 구제금융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촉매가 됐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주요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에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에 나서며 2050선까지 밀렸다. 관심사였던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조건부' 보류로 결정되면서 한국에서의 자금이탈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진 못했다.
이날은 6월 선물·옵션 동기 만기일인 '쿼드러플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이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는 날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만기일에 쌓인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가 적지 않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을 고려하면 일부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월 만기 이후 외국인 차익거래 누적 순매수 금액은 5400억원 가량으로 베이시스가 낮게 유지되면 외국인 매수잔고의 청산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출회 가능한 매물은 최소 5000억~1조원 가량"이라고 예상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 3월 이후 외국인에 의해 설정된 매수차익잔고가 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6월물 만기를 앞두고 글로벌 금리의 반등과 지수선물 저평가 상황이 조성돼 청산 압력이 이번 만기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통상 6월에는 금리동결을 결정하고 7월에 추경편성과 함께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그동안 증시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메르스라는 돌발 악재가 나오면서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금리인하 여건은 무르익었다. 지난달 수출액이 직전월 대비 두자릿수 줄었고, 산업생산은 최근 두달 연속 감소세다. 메르스 여파로 경기회복 기운에 찬물까지 끼얹어 있는 상태라 금리인하 유인 요소는 충분하다는 것.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하면 추가적인 통화정책의 운신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추가 금리인하가 결정되면 증시에는 단기적인 호재, 장기적으로는 중립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외국인이 전날 코스피에서만 2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당분간 수급 조절에 나설 수 있어 이를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메르스 사태에 따른 국내 소비심리 악화,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정책 등을 확인한 뒤 매매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펀드의 흐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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