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뻘' PGA에 지원사격 요청
PGA 넣어주고 전통·권위 살려
[ 이관우 기자 ] 미국 LPGA투어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은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다. US여자오픈에 이어 역사가 두 번째로 긴 전통의 메이저다. 1955년 창설된 이 대회는 작년까지 59년 동안 LPGA챔피언십이라는 대회 명칭을 고수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대회명에서 ‘LPGA’가 빠졌다. 대신 미국프로골프협회를 뜻하는 ‘PGA’가 들어가 있다. 여자 대회임을 알리는 흔적은 ‘위민스’일 뿐이다.
미국 골프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LPGA의 ‘역발상 경영혁신’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위기에 빠진 ‘전통’을 이어나가고 ‘흥행 상품’인 메이저대회도 살릴 수 있다면 LPGA 명칭 정도는 과감히 버릴 수 있다는 실용주의 전략을 함축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후원을 받던 LPGA챔피언십은 2010년부터 웨그먼스로 타이틀 스폰서를 바꿨다. 하지만 지난해 웨그먼스가 재정난을 이유로 손을 떼자 위기에 빠졌다. 고민하던 LPGA는 영향력이 센 PGA에 ‘SOS’를 쳤다. PGA는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적인 회계·컨설팅 기업 KPMG를 스폰서로 끌어들였다.
KPMG 역시 미국과 세계 각국 기업에서 여성 고위 임직원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에 주목하던 참. KPMG는 5년 동안 이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로 계약했다. KPMG는 이번 대회에 특별 행사로 ‘KPMG 여성 리더십 세미나’를 열었다. 세계 각국 여성 임원 300여명이 참석한 이 세미나를 세계 여성계가 주목한 것은 물론이다. LPGA라는 이름은 뺐지만 되레 관심이 커진 것이다.
대회 규모 역시 메이저대회에 걸맞게 커졌다. 상금이 작년보다 124만달러 늘어난 350만달러다. 우승 상금도 작년 33만7500달러에서 63만달러로 갑절 가까이 뛰었다.
PGA 대회와 헷갈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수와 팬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처음에는 명칭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우승컵도 예전 그대로고 역대 우승자도 다 초청받았다. 이름만 빼면 모두 전과 똑같으니 대회 이름이야 어떤들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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