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특명 통했다…LG전자, B2B사업 본궤도

입력 2015-06-11 21:19  

시스템에어컨·디지털 전광판 등
올해 관련 매출 4조 넘을 듯



[ 남윤선 기자 ] 지난해 말 기업 간 거래(B2B) 사업본부를 신설하며 ‘B2B 강화’를 외친 LG전자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신설 조직을 통해 B2B에 최적화된 영업·마케팅 전략을 적용한 결과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LG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B2B부문은 올해 매출목표를 약 4조원으로 잡았다. B2B부문은 시스템에어컨, 디지털 사이니지(광고판), 에너지사업 등을 담당한다. 올해는 세 분야에서 각각 2조원, 1조원, 1조원가량의 매출을 목표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실적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LG전자 관계자는 “5월 말까지 실적을 보면 올해 목표 달성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2B부문은 매년 평균 11%씩 성장해 2020년 매출 7조원을 달성한다는 내부 목표도 세웠다.

LG전자가 B2B부문을 만든 건 “매출에서 B2B사업 비중을 늘리라”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B2B사업은 기술력만 있으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보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수익성도 높다. 현재 LG전자의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 TV 등 모두 B2C다. 중국의 도전이 거센 데다 매번 바뀌는 소비자의 입맛도 맞추기 쉽지 않아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구 부회장은 에어컨사업을 담당했던 사내 ‘전략통’인 노환용 사장에게 B2B부문을 맡겼다. 본래 전공인 시스템에어컨사업을 키우고 디지털 사이니지와 에너지 등 신사업도 육성하라는 취지다.

B2B부문은 이들 제품 생산을 제외한 모든 프로세스를 담당한다. B2B에 최적화된 영업·마케팅 전략도 짠다. 과거 에어컨사업본부가 소비자용과 기업용 에어컨을 동시에 관리할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B2B부문에 속해 있진 않지만 자동차부품도 LG전자가 키우고 있는 대표적 B2B 품목이다. 자동차부품을 맡고 있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까지는 매출 4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목표를 이룬다면 LG전자는 2020년 B2B사업(B2B부문, VC사업본부)에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약 59조원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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