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 치료 새 길 열어
[ 김동현 기자 ]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저(低)산소 상태에서 조혈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회 채취로 얻을 수 있는 조혈줄기세포가 기존 기술의 10배에 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골수 내에 있는 조혈줄기세포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혈액세포를 생산하는 역할을 해 기술이 상용화되면 골수 이식이 필요한 백혈병 환자 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양대에 따르면 김계성 한양대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와 이만렬 순천향대 교수, 할 브록스마이어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저산소 상태를 유지하면 조혈줄기세포의 급격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 권위의 학술지인 셀(Cell)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의학계는 조혈줄기세포가 채취 과정에서 상당 부분 손상돼 치료에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채취 과정에서의 손상이 인체 장기 내 산소농도(평균 1%)보다 크게 높은 일반 대기 산소농도(약 21%)에 따른 것임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일반 대기에 15분 노출되면 조혈줄기세포는 완전히 기능을 상 피杉?rdquo;고 말했다.
연구진이 조혈줄기세포 채취 환경을 인체 장기 내 산소농도 수준까지 낮추자 채취 세포 수가 10배 늘어났으며 기능도 30%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혈줄기세포를 채취하면 골수 이식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산소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어 해당 기술의 상용화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가능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에 적용해본 뒤 골수에 이상이 있는 백혈병 환자 등의 치료에 곧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산소 상태를 유지하기가 힘들면 ‘사이클로스포린A’ 등 약품 처리를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기술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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