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2일부터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 매집할 수 있어 외국인 거래 동향이 주목되고 있다. 외국인이 삼성물산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 엘리엇이나 엘리엇과 행동을 같이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 확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지난 4일 '경영참여'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후 합병 반대입장 표명과 주총결의 금지 가처분, KCC로의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엘리엇은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 선언 이후 '냉각기간'(지분 취득후 5거래일)을 적용받아 전날까지는 추가적인 지분 취득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추가적인 지분 취득이 가능하다.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선다면 엘리엇이 장기전을 준비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날부터 매입한 주식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합병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추가 매집을 통해 3% 이상을 삼성물산 지분을 유지한다면, 합병 결의 통과 이후에도 임시주총 소집권 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임시주총에서 합병안이 가결되면 엘리엇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합병비율에 따 ?2%대로 낮아진다. 때문에 향후 삼성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기 위해 엘리엇은 추가 지분 취득으로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3%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엘리엇이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3%를 확보하려면, 현재 삼성물산 지분 7.12%를 10.41%로 확대해야 한다. 전날 삼성물산 종가 6만9700원 기준으로 3575억원어치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것이다.
통합 삼성물산 지분 3%를 가정하면 현재까지 6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엘리엇의 삼성물산에 대한 투자금액은 1조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엘리엇의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가 260억달러(29조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오후 1시30분 현재 외국인은 삼성물산 주식 3만1000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
이날 유입된 외국인의 매수 물량이 엘리엇의 것인지 여부는 파악할 수 없지만 외국인 지분 확대가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외국인이 보유한 지분도 언제든지 엘리엇의 우호세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SK를 공격한 소버린도 헤르메스와 연대한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합병 결의 통과 이후에도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해 주주로서 배당 확대나 이사 해임안, 자산양수도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며 그룹을 압박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3.8%이며, 여기에 KCC가 취득한 삼성물산 지분 5.76%까지 더하면 우호지분은 19.75% 가량이다.
최성남 한경닷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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