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후 기자 ]
한국전력이 2025년까지 전남 나주에 글로벌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일자리 3만개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전력수도’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전남혁신도시를 글로벌 에너지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전은 12일 ‘성공적인 에너지밸리 구축을 위한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4회 경제경영연구원 심포지엄 2015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 3단계 로드맵 제시
한전이 작성한 글로벌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에 따르면 나주혁신도시 발전계획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2년 뒤인 2017년까지는 ‘신산업 테스트베드’, 2020년까지는 에너지클러스터, 2025년까지는 글로벌 에너지허브로 각각 키우겠다는 목표다. 세부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1단계(2017년까지)에서는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 100개를 유치해 일자리 2100개를 창출하고 2단계인 2020년까지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00개 기업 유치와 일자리 1만2000개 창출, 3단계인 2025년까지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연구센터 등을 500개 유치할 계획이다. 3단계 목표가 완료되면 3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한전은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지원계획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중소기업육성펀드에 200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 이 자금은 투자 유치가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를 지원하거나 투자에 쓰인다. 올 9월엔 지상 10층 규모의 에너지밸리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지역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글로벌 에너지허브로 키우는 추진 거점기관으로 활용한다.
중소기업의 자립을 돕기 위해 한전과 한전 자회사의 지역 중소기업 우선구매비율을 20%로 설정하고 한전과 함께 해외 진출을 돕기로 하는 한편 산·학·연 공동 R&D 작업부터 사업화 판매까지 단계마다 1000만원에서 10억원까지 지원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소피아앙티폴리스’ 모델 지향
이날 심포지엄에선 나주혁신도시가 글로벌 에너지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박민혁 한전경제경영연구원 팀장은 ‘소피아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형’ 복합모델을 제안했다. 소피아앙티폴리스는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 주에 속해 있는 도시로, 프랑스가 1960년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이곳을 지역혁신도시로 만든 뒤 지금은 유럽 최대 첨단산업단지로 성장했다.
박 팀장은 “나주혁신도시와 주변 산업단지, 정부와 대학 등에 기업가 정신까지 결합시켜 모델 동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쉔 티얀 베이징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국의 중관춘(中關村) 사례를 소개했다. 베이징 서북쪽 단지를 중심으로 16개 단지로 구성된 이 지역은 현재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데, 정부가 도시와 교류를 통해 국가 주요 프로젝트의 40%를 수행시키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지역에 있는 회사들의 수익은 지난 25년간 연평균 36%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가메야마 요시히로 일본 사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큰 기업 하나가 입주했다고 해서 도시 자체가 커지지는 않는다”며 “일본의 경우에도 나가노와 기타큐슈의 발전 사례를 분석해보면 주변 대학 및 연구원 등과 R&D 등을 공유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여기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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