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기자 ] 카드업계가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 설치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여신금융협회를 찾아가 “일부 카드사가 자사 이익을 위해 소비자 편익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협회가 스마트카드라 불리는 IC카드 단말기 전환사업 입찰공고를 내면서 NFC 기능 부착 조항을 넣지 않은 데 따른 것이었다.
카드업계는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보안이 취약한 영세 가맹점의 마그네틱(MS) 단말기를 IC 단말기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NFC 기능을 넣을 것인지를 놓고 대립해왔다. 하나·비씨카드 등은 ‘NFC 기능을 넣자’고 주장한 반면 시장 1, 2위인 신한·삼성카드는 ‘IC 단말기로의 전환에만 집중하자’고 반대했다. NFC 단말기는 신용카드를 기기에 갖다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이 같은 갈등의 이면에는 유심형과 애플리케이션(앱)형으로 나뉘는 모바일카드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앱카드시장을 선점한 신한카드는 NFC 단말기가 단기간에 늘어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걸 꺼린다. 삼성카드는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에만 별도 적용되는 NFC 단말기를 설치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기존 방식의 NFC 단말기 보급이 부담스럽다.
반면 하나·비씨카드는 일찌감치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유심형 모바일카드시장에 진출한 만큼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가 마련되면 모바일카드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카드 단말기 교체사업을 진행하는 여신협회의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다. 회의 때마다 고성이 오갈 정도로 회원사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어서다. 여신협회는 2~3개의 복수 사업자를 오는 16일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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