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서 10여년간 일했던 동남아 전문가로, 한·아세안센터에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무역 및 투자 관련 조언을 하고 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 증대, 투자 촉진, 문화·관광 협력 확대 및 인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9년 3월 서울에 설립된 정부 간 국제기구다.
문 부부장은 글로벌 대기업이 철저히 현지화돼 한국 기업이 이를 알아채지 못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1933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국적 식음료·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가 대표적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이 즐겨 마시는 홍차 브랜드 ‘사리왕이’를 비롯해 샴푸, 세제 등에 유니레버 표시가 없다”며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하지 않고 들어가면 100전 100패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물산과 일본 미쓰이물산의 자산은 10배 차이지만 정보력은 100배 차이 날 정도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높다”며 “하지만 한국 기업의 빠른 실행 속도를 활용하면 미얀마나 라오스에선 한국 기업이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얀마 정부가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기업 진출을 바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본 정부는 미얀마의 부채 5000억엔 중 3000억엔(약 4조원)을 탕감해주며 공들인 끝에 일본 은행 세 곳이 미얀마에서 은행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미쓰비시상사는 만달레이공항 운영권은 물론 틸라와경제특구를 주도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문 부부장은 “미얀마 정부는 일본 기업의 느린 의사결정 속도에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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