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경제주도권 싸움 치열할 듯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이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EU인프라투자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이어 EU인프라투자펀드에까지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오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EU인프라투자펀드 참여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중국의 출자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십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EU의 한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EU인프라투자펀드는 작년 11월 취임한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다. 당시만 해도 EU 회원국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펀드에 돈을 댈 국가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올초 EU 재무장관들은 민자 유치 등을 통해 3150억유로(약 39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EU지역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이 펀드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룩셈부르크 등이 출자 의사를 밝혔다. EU 외 국가 중 출자 의사를 밝힌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이 EU인프라투자펀드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 ?‘육해상 실크로드 구축’ 구상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중국 인프라 투자 기업들의 EU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EU 국가들이 조성하는 인프라투자펀드에 중국이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의 리더십은 또 한 차례 타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알레산드로 카라노 EU집행위원회 자문위원은 “펀드의 목적은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 돈이 어느 나라에서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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