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국채·인사이트펀드…투자자보호 자성 목소리
[ 허란 기자 ] ‘인사이트펀드, 브라질채권, 동양 기업어음(CP)·회사채, 주가연계증권(ELS).’
증권사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린 투자 상품들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바라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사가 판매에 열을 올린 결과다. 하지만 이들 상품의 상당수는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줬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브라질국채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라질 헤알화가치가 2012년 1월 615원에서 16일 현재 357원으로 42%나 급락하며 엄청난 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브라질국채는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내는 데다 2013년부터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투자자 비중은 전체 잔액 5조8000억원의 90.2%에 달했다. 브라질국채를 가장 많이 판매한 삼성증권은 윤용암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투자자 보호를 내세웠지만 수익률 회복이 관건이다.
증권사들이 5조원 이상 팔아치운 인사이트펀드는 설정 7년 만인 지난해 11월에야 원금을 회복했다. 펀드를 만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세계 여러 나라 증시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지 않고 자산의 70% 이상을 중국 주식에 집중한 것이 화근이었다.
2007년 10월 펀드 출 ?당시 6000선을 뚫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년 만에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자 펀드 수익률은 -60%까지 추락했다.
2013년 10월에 터진 ‘동양 사태’는 불완전판매로 인정된 피해자 수만 1만2441명이다. 옛 동양증권이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까지 개인투자자에게 떠넘긴 CP와 회사채 피해금액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발행규모 71조원을 돌파하며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부상한 ELS도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2005년 발행한 ELS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중간 평가일 장 마감 직전 대량 매도로 투자자에게 손실위험을 전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업계 스스로 실적 위주의 영업관행을 반성하면서 직원 성과를 평가할 때도 고객 수익률 제고와 투자자 보호 노력 여부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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