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의 실험…현 고1 정시모집 폐지 검토

입력 2015-06-16 20:40  

'물수능' 여파 변별력 떨어져
수시로만 신입생 선발 추진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폐지

대학, 수시비중 늘리는 추세
他 사립대에 영향 줄지 관심



[ 마지혜 기자 ] 서강대가 정시를 폐지하고 수시 전형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시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기준 등 수능 성적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재 수시로만 학생을 뽑는 곳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포스텍뿐이다.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나 논술 중심의 수시모집 비중을 늘리는 것은 대학들의 전반적인 추세다. 서강대의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대학 입학시험으로서 수능의 입지는 더 약화될 전망이다.

◆수능 신뢰성 저하가 이유

임경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시모집 비중을 늘려 정시를 폐지하고 수시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애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집중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입생 모집 과정에 수능 성적은 아예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임 처장은 “조율해야 할 조건이 많아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중점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이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으로 효용이 낮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임 처장은 “최근 수년간 입학한 학생들을 빅데이터로 분석해보니 수능 성적이 대학 입학 이후의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략적으로 쉬운 과목을 선택해 1등급을 받은 학생보다 관심이 높은 과목을 택해 2등급을 받은 학생이 월등한 학업 성취를 보인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과목 선택이 가능한 수능 시스템이 대학 입장에서는 역선택(정보 불균형에 따른 잘못된 선택)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능이 쉬워지면서 변별력이 떨어진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임 처장은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다 보니 수험생들은 수능 점수 1~2점에 목을 매고, 적성과 흥미보다는 점수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영향 관심

서강대의 구상이 현실화되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수시에 대비해 내신성적과 학생부를 착실하게 관리해온 학생들은 유리해지는 반면 내신이 불리한 외국어고와 비평준화지역 명문고 학생은 손해를 볼 수 있다.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사립대의 입시정책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강대가 경쟁 대학에 비해 정체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연세대 고려대 등도 수시모집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은데 서강대가 수시모집 비중을 더 늘린다고 해서 경쟁 대학으로 갈 인재를 끌어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재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강六壎湧?온라인 커뮤니티 ‘서담’과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선 “객관적 지표인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대학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단이 사라져 각종 대학평가에서도 불리할 것이다”, “수시 확대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을 준비할 기회와 정보력이 적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등의 글이 많았다.

서강대의 이 같은 계획이 시행된다면 현재 고교 1학년생이 입시를 치르는 시기인 2018학년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강대는 2017학년도까지의 전형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임 처장은 “도입 시기보다는 내용을 정교하게 검토하는 중”이라며 “2017학년도 계획은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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