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도 무조건 튀어야 산다…'잘풀리는집' 덕분에 회사도 잘 풀렸죠"

입력 2015-06-16 21:25  

변재락 미래생활 대표

제지회사 부도로 빚더미…직원 퇴직금 모아 재창업

독특한 브랜드명으로 매출 1300억…업계 3위로
성인용 기저귀 시장 도전



[ 이현동 기자 ]
화장지 제조업체인 미래생활 변재락 대표는 요즘 틈만 나면 대전 야구장을 찾는다. 그는 한화 이글스의 ‘열성팬’이다. 몇 년째 꼴찌를 도맡아하다 ‘지옥훈련’을 통해 끈끈한 야구로 부활한 한화의 스토리가 미래생활의 재기 과정과 닮았기 때문이다. 한화와 연간 1억5000만원 규모 후원 협약도 맺었다. 변 대표는 “또 한번 도약을 꿈꾸는 미래생활에 김성근 감독과 같은 집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세종시 문곡리 공장에서 16일 만난 변 대표는 올해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성인용 기저귀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20%가량 많은 1500억원대로 잡았다.

◆‘오뚝이 정신’으로 일군 성공

변 대표는 대표적인 ‘재기 경영인’이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따른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업체 간 출혈경쟁은 극심해졌다.

결국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모나리자가 부도났다. 잘나가는 2세 경영인에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2000년 직원 70명의 퇴직금을 모은 20억원으로 재창업했다.

변 대표는 “무조건 튀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에 잘 풀리는 제품 특성을 반영해 두루마리 화장지에 ‘잘풀리는집’이란 이름을 붙였다. 소비자들의 일도 잘 풀렸으면 하는 뜻도 담았다. ‘뽀삐’ ‘실크’ ‘녹스’ 등 두 글자가 유행이었던 당시엔 파격적인 명칭이었다. 제품에 ‘잘 풀리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등의 문구와 그림을 넣었다. 가격 책정도 파격적이었다.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 제품보다 100원이라도 비싸게 팔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

전국을 돌며 대리점주 공략에 적극 나섰다. 판매 마진을 높여 다른 제품 4~5개로 얻는 이익을 1개 팔아 얻게 해주겠다며 매달렸다. 틈틈이 연구개발(R&D)에도 힘썼다. 업계 최초로 ‘두툼한’ 세 겹 화장지와 보습 미용티슈 등을 선보였다.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판로가 확대됐다. 미래생활의 작년 매출은 1303억원으로 4년 만에 30%가량 뛰었다.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성인용 기저귀시장 진출

변 대표는 성인용 기저귀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1조원 규모의 화장지시장이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제품도 대동소이해졌다. 그는 “고령화 사회에선 성인용 기저귀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일본은 2조원 규모로 2년 전에 이미 유아용 시장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도 관심사 중 하나다. 변 대표는 “화장지는 부피가 크고 가격이 저렴해 수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뛰어난 생산설비와 공장 운영 노하우가 있어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화장지 공장 플랜트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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