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동문 샷대결
[ 최만수 기자 ]
‘골프 고대(高大)’가 2015시즌 여자 프로골프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고려대에 재학 중인 전인지(21·하이트진로), 김민선(20·CJ오쇼핑)과 졸업생 이정민(23·비씨카드)이 10개 대회 중 70%에 달하는 7승을 거뒀다. 미국 LPGA투어에서도 김세영(22·미래에샛), 김효주(20·롯데),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5승을 합작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여자오픈서 동문 대결
KLPGA투어는 각각 3승을 거둔 전인지와 이정민의 ‘양강 체제’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2주 전 이정민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상금 1위에 오르자 전인지가 지난주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다시 1위를 탈환했다.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파72·6635야드)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에선 고려대 동문들이 우승을 놓고 샷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이 대회에는 전인지 이정민 외에 전년도 챔피언이자 역시 고려대생인 김효주가 출전한다. 김효주는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 이후 두 달여 만에 국내 무대에 나온다. 김효주는 지난해 5승을 거두며 ‘원조 고대 돌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고려대의 거센 행보에 ‘영원한 라이벌’ 연세대는 주춤한 모습이다.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을 필두로 장하나(22·비씨카드) 백규정(20·CJ오쇼핑) 등이 LPGA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고려대 선수들의 활약에 비하면 빛이 바랜다.
지난해 고려대·연세대 출신과 KLPGA에서 3파전을 벌였던 성균관대 출신 선수들도 주춤하다. 고진영(20·넵스)이 2승을 거뒀지만 지난해 맹활약했던 허윤경(25·SBI저축은행) 이민영(23·한화) 등은 아직 승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학교생활로 스트레스 풀어”
LPGA투어에서 고려대 선수들의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세영은 지난 주말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밀려 아깝게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놓쳤지만 올 시즌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과 롯데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두며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JTBC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2위를 달리고 있어 LPGA 신인왕도 고려대 동문 대결 구도다.
세계랭킹 2위로 내려온 리디아 고는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고려대생 프로골퍼들은 철저한 학사 관리로 대회가 없는 월·화요일에는 수업을 듣고 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최근 휴식기를 보낸 리디아 고는 “수업과 과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과제가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회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전인지는 “경기가 없는 주초에 수업을 몰아 듣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과제로 대체한다”며 “골프 선수라고 봐주지 않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골프로 받은 스트레스를 푼다”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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