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은행 관계자 일정 취소
부산국제크루즈박람회도 무산
[ 남윤선/정지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기업들이 비즈니스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국계 회사의 중요 인물들이 방한을 연기하면서 비즈니스 상담과 각종 회의, 포럼 등이 연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정보회사인 톰슨 로이터의 데이비드 톰슨 회장은 이번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방한을 연기했다. 톰슨 로이터는 원자재와 환율 동향 등 각종 경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부회장과 톰슨 회장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톰슨 로이터가 제공하는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증권사 등에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판매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톰슨 회장의 방한이 미뤄지면서 이 계획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지난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CE(가전)부문과 만날 예정이었던 미국 로스의 직원들도 메르스 때문에 만남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184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다. 이들은 신제품 납품 및 홍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지만,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유명 정보기술(IT)회사 최고경영자도 이달 방한해 한국 IT 관계자를 두루 만날 예정이었으나 방한 계획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을 방문하려던 필리핀 상공부와 국책은행 관계자 등도 최근 방한을 취소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11월 필리핀 마닐라에 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들의 방한 무산으로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10일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부산국제크루즈박람회’가 취소됐다. 메르스 확산 우려로 각국 크루즈 선사 임원들이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메르스 확산으로 일부 외국 기업인이 방한을 꺼리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메르스 확산이 멈출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남윤선/정지은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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