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스윙 교과서'…살아있는 레슨 현장
선수들 퍼팅 연습·프리샷 루틴도 잘 챙겨봐야
[ 이관우 기자 ]
“김세영(22·미래에셋)이 루키 때부터 대회 응원을 다녔어요. 별다른 레슨을 받지 않았는데도 신기하게 골프 실력이 슬금슬금 늘더라고요.”
김귀성 하나UBS자산운용 이사(44)는 주말마다 골프 대회장을 찾는 열혈 골프 마니아다. 사업상 골프를 자주 치는 편이지만 ‘필드 라운드 열 번보다 대회 관람 한 번이 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갤러리 예찬론자다. 그는 “어프로치가 부쩍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며 “알고 지내는 팬클럽 회원 한 분은 고질병이던 뒤땅을 없애고 핸디를 5타 정도 줄였다”고 했다.
세계 골프의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KLPGA 골프대회를 찾아다니며 샷 기술을 보고 익히려는 ‘스마트 갤러리’가 부쩍 늘고 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5~6타씩 줄일 수 있다는 게 고참 갤러리들의 공통된 얘기다.
○초보 갤러리, 리듬 템포부터 주목
아마추어 갤러리가 대회 초행길부터 드로샷이나 펀치, 로브샷 등의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쉬워 보여도 몸이 유연한 선수들이 고강도 반복 훈련을 통해서만 완성할 수 있는 고난도 샷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게 리듬·템포처럼 시각적으로 기억하기 좋은 부분이다. 효과는 기술 레슨 못지않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길성종 씨(45)는 “대회 현장을 10년가량 따라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선수들의 스윙 리듬과 속도를 익혔다”며 “웬만한 프로 레슨에게서보다 더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드라이버샷부터 퍼팅스트로크까지 똑같은 리듬과 템포를 기계적으로 유지한다. 심지어 페어웨이와 그린 위를 걸어갈 때나 호흡을 할 때도 같은 리듬에 맞출 정도라는 게 골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경빈 프로는 “일단 리듬과 템포를 눈에 익혔으면 퍼팅의 백스윙 크기를 꼭 보는 게 좋다. 이 크기에 따라 공이 굴러가는 거리가 얼마만큼 달라지는지 표준화해 따라 해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틴’ 중요성 알기만 해도 효과 만점
연습 그린에선 선수들의 독특한 퍼팅 연습을 관찰하는 덤도 얻을 수 있다. 김지현(24·CJ오쇼핑),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 등은 그린에 티 한 개를 꽂아놓고 퍼팅으로 맞히는 연습을 많이 한다. 박지영은 “홀컵보다 작은 타깃을 상대로 반복해서 연습하면 퍼팅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들이 샷을 하기 전 티잉 그라운드에서 똑같이 반복하는 동작인 ‘프리 샷 루틴’도 챙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 루틴이 지켜지지 않으면 미스 샷이 발생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1996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프리 샷 루틴을 바꿔 참사가 일어난 대표적인 사례. 3라운드까지 6타 차 선두였던 그렉 노먼(호주)은 닉 팔도(영국)에게 5타 차 역전패를 당했다. 30초를 넘지 않던 프리 샷 루틴을 이날 따라 몇 초 더 길게 끈 게 화근이었다. ‘노먼처럼 망치다(normanify)’라는 골프 표현이 생겨난 배경이다.
아마추어 고수라면 어프로치샷 연습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최근 상승세인 허윤경(25·SBI저축은행)은 캐디를 그린의 다양한 위치로 이동하게 한 뒤 칩샷으로 거리를 맞추는 연습을 즐겨 한다. 캐디가 공을 다시 굴려주기 때문에 공을 가지러 갈 필요 없이 단기간 집중적으로 거리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기법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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