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여직원, 기지로 보이스피싱 인출책 잡아

입력 2015-06-21 21:16   수정 2015-06-22 14:18

[ 오형주 기자 ] 보이스피싱 사기 현행범이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범죄 수익금을 인출하려다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순발력과 기지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지난 16일 서울 사당동 동작새마을금고 1분소에 근무하는 최유선 대리(35·사진)는 심모씨(36)를 수상하게 바라봤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돈을 건네주기로 했다”며 3000만원을 빼간 뒤 10여분 만에 돌아와 1000만원을 추가 인출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분 전만 해도 인출이 가능했던 심씨의 계좌는 지급정지가 걸려 있었다. 은행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속아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비밀번호를 불러줬던 피해자가 뒤늦게 신고한 것이다.

최 대리는 “당시에는 지급정지 사유를 몰랐지만 갑자기 지급정지가 걸린 점을 고려할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횡행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뒷자리에 있는 탁경영 분소장에게 메신저로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쪽지를 보냈다. 심씨에게는 “전산오류니 잠시 기다려 달라”며 음료를 주는 등 시간을 끌었다.

탁 분소장은 “문 앞에 주차된 차를 빼달라고 해야겠다”고 둘러대고 밖으로 나가 동작경찰서에 신고했다. 곧 출동한 경찰은 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사기 등 혐의로 입건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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