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부산 아파트 청약 열기

입력 2015-06-21 21:28  

해운대 모델하우스에 3만 인파…1순위 마감 행진 잇따라
미분양 주택도 절반 수준 급감…새 아파트 선호·저금리 영향



[ 이현일 기자 ]
지난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자이 2차’ 모델하우스는 아침 일찍부터 몰려든 수요자들로 붐볐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층 수요자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마스크를 쓴 임신부도 눈에 띄었다. 모델하우스 앞에서 불과 몇 분 사이에 16개 부동산 중개업소 명함을 받았다. 부산 지역 중개업소뿐 아니라 타지역에서 원정온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많았다. T공인 관계자는 “당첨만 되면 최소 5000만원은 챙길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모델하우스에 안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1년 사이 가파르게 살아난 시장

부산의 신규 분양시장 열기는 계절적 비수기와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있다. 5월까지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12개 단지 가운데 11곳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김필문 GS건설 분양소장은 “메르스 때문에 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외면하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작년에 나온 1순위 청약자 수 14만명 기矩?아니라 지난 4월 나온 최고 경쟁률 기록도 경신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4월 수영구 광안동에서 분양한 ‘광안 더샵’은 최고 1141 대 1, 평균 396 대 1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말 2060가구던 부산 미분양 아파트는 4개월 만에 절반이 안 되는 935가구로 감소했다. 대규모 미분양으로 조합과 건설사 간 분쟁이 벌어져 준공 후 1년 넘게 입주를 못한 대형(2369가구) 재건축 단지 ‘해운대 힐스테이트’도 최근 집들이를 시작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4~5월 두 달 연속 1만건을 넘어섰다. 2012년 월평균 거래량의 두 배에 이른다.

살아난 주택시장 분위기 속에 건설사들은 아파트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포스코·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하반기 공급 예정 물량만 1만 가구에 이른다.

­◆입주물량 쏟아져도 상승세 지속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전세난,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산 부동산 투자열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2000년대 중반 장기간 침체를 겪은 부산 주택시장은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였지만 2~3년 만에 다시 주춤했다. 그러나 시장은 최근 다시 급격하게 살아났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며 “최근 입주물량은 대부분 중소活隔?전세자금 대출도 활발해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도 예전과 같은 미입주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망 확충으로 실수요자들이 예전에 비해 넓은 범위에서 주거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된 점도 신규 분양 경쟁률이 높아진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해 부산항의 동서를 잇는 부산항대교가 개통하면서 광안대교를 포함해 총 52㎞의 부산해안 순환도로망이 완공됐다. 차량으로 해운대에서 강서구까지 갈 때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 이상 줄어들었다. 2010년 개통한 거가대교도 거제와 부산 간 이동시간을 두 시간에서 30분대로 단축시켰다.

부산=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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