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연 1%대로 내려가면서 노후자금 마련과 목돈 운용을 계획한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저금리가 일시적인 현상이면 좋겠지만 대부분 연구기관이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과거 20년간 0.5% 이하라는 초저금리를 경험한 일본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보자. 일본 가계자산 운용의 흐름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트렌드가 보인다. 첫째,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월지급식 펀드나 변액연금 같은 투자형 금융상품의 활용도가 커졌다. 둘째, 국내 자산에 한정하지 않고 외화예금이나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외화표시 펀드 등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 셋째, 절세를 통한 수익률 확보에도 관심이 높아져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나 증여세 비과세 상품의 이용자가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본 사례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예·적금 중심의 금융소비 인식과 습관에서 빨리 벗어나 보유 자산 중 일부를 투자형 금융상품으로 운용해야 한다. 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회피하면서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변액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변액보험은 납입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이지만 보험금(사망, 연금)을 최저 보증해주는 보증 옵션 기능이 있어 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면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투자형 금융상품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만큼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해외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위험성이 큰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효과적이다. 환율 변동을 회피하고 싶다면 환헤지 펀드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투자상품이나 해외 투자 못지않게 절세 상품 또한 중요한 자산운용 수단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세제적격 연금저축 상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저축성보험 상품 등이 있다. 올해부터 연금계좌에 납입하는 금액과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추가 납입 분을 합산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저축성 보험 상품도 계약기간 10년 이상을 유지하는 등 관련 세법상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 차익에 비과세하므로 저금리 시대의 유용한 대안 상품이 된다.
저금리 장기화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투자형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해외 자산에 분산 투자하며, 절세상품으로 혜택을 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자.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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