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y)는 해외에서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기업이다. 여기저기서 특허를 사들여 각종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ID는 정부가 해외 특허괴물에 대응한다며 민·관 합동으로 만든 최초의 한국형 특허관리전문회사다. 말이 민·관 합동이지 정부가 주도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1년부터 연간 315억원에 달하는 정부출연 사업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수익은커녕 매년 적자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특허 매입량이 늘고 있다지만 해외 특허괴물에 제대로 대응을 못 하는 등 정체성도 모호하다. 오죽하면 지금이라도 정부지분을 빼고 완전 민영 모델로 가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질 정도다.
당장 정부가 만든 ID를 구조조정해도 부족할 상황인데 한술 더 떠 여러 개의 특허관리전문회사를 또 지원, 설립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초에는 금융위원회까지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특허관리전문 말渶?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특허관리전문시장은 죄다 정부 주도 회사로 채워지게 된다. 과연 글로벌 경쟁력이 나올 수 있겠나. 특허관리전문회사만 2700여개에 달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세분화·전문화돼 있는 미국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정부가 하는 일이 다 이런 식이다. 정부 주도로 가서는 특허 거래나 사업화는커녕 특허가치 평가조차 제대로 될 리 없다. 정부가 기술금융을 늘린다며 관이 지정한 기술평가기관의 평가를 근거로 은행에 대출해 주라고 했더니 어떻게 됐나. 대부분 무늬만 기술금융에 그쳤다. 정부가 자꾸 이럴수록 민간 특허관리전문회사는 나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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