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재'에 빠진 항공사…단거리 노선 '몸살'

입력 2015-06-24 14:30  

메르스 여파로 6월 여객수 급감
중국 노선 비중 높은 항공사 타격↑



[ 김근희 기자 ] 중동호흡기질환(메르스)으로 항공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등 항공 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운휴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그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해 6월 항공 여객 수가 급감했다. 이달 여객은 작년보다 둘째주에 9%, 셋째주에 19.5% 떨어졌다. 이달 16일부터 국내선은 15%, 국제선은 20% 안팎의 감소폭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메르스로 인해 6월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실적이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사들은 중국과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였다.

대한항공은 홍콩, 상하이, 칭다오 등 17개의 중국 노선 도쿄, 오코야마 등 5개의 일본노선 운항을 다음 달까지 축소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12개, 일본 노선 6개 노선을 일시적으로 운휴하거나 횟수를 줄였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마찬가지다. 에어부산은 타이페이 노선과 가요슝 노선의 운항 횟수를 다음 달 중순까지 축소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역시 운휴를 검토 중이다. 진에어는 중국노선 2개, 티웨이항공은 3개의 운항 횟수를 줄였다. 이스타항공은 부정기편 운항을 지연시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탑승객 수와 예약이 줄어들었다"며 "중국관광객의 경우 메르스와 엔저 때문에 한국 대신 일본으로 여행을 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수가 줄면서 중국 노선의 비중이 많은 항공사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아 대한항공에 비해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LCC의 경우 단거리 노선 의존도가 높고 수익원이 화물, 여객 등으로 다원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의 경우 전체 국제선 탑승객 중 중국 탑승객이 35%에 달한다.

메르스로 인한 위기 여파는 메르스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2003년 사스 종식 이후에도 2~3개월 후에야 여객 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외국을 나가는 수요는 금방 회복되겠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 수는 한동안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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