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협박으로 분쟁해결 말라"…중국 "상호 핵심이익 존중해야"

입력 2015-06-24 21:53  

전략경제대화 첫날…남중국해 등 놓고 신경전


[ 장진모 기자 ]
글로벌 정치·경제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7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핵·테러방지·이란 핵협상·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공조를 확인하면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사이버 해킹에 대해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주요 무역로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외교를 버리고 협박과 위협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는 불안정을 불러올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이 국제 해양질서와 항해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을 에둘러 반박했다.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구두친서’에서 “중·미 양국이 상대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건설적인 방향을 유지할 때만이 전략적 오해와 오판을 피할 수 있고 공동이익을 수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은 중국의 핵심이익인 만큼 미국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사이버 해킹을 놓고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국가가 후원하는 산업기밀 사이버 절취행위를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미국의 전·현직 연방공무원 4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사건의 배후가 중국 해커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대외정책을 관장하는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우리는 사이버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등 다른 나라와 함께 열린 자세로 관련 사안을 적절히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비켜갔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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