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세라믹 이대영 회장 "2공장 설립으로 타일 생산 두 배 늘어…신제품 300종 매년 선보일 것"

입력 2015-06-26 07:00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고급 내장타일 업체 태영세라믹 이대영 회장

원료 배합·적재 과정 자동화…월 생산량 15만 → 30만 박스
"규모의 경제로 효율 높여"

영업·디자인 분야 인력 보강…제품 고급화·품질 향상 주력

3년 뒤에 제3공장도 착공…이슬람 등 해외시장 '노크'



[ 김낙훈 기자 ] 불황에는 몸을 사리게 마련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급 내장타일 업체인 태영세라믹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제2공장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그 이유가 뭘까.


지난 5월29일 당진의 고급 내장타일 업체인 태영세라믹(회장 이대영·61)에서 제2공장 소성로(爐)에 불을 넣는 화입식 및 신제품 발표회가 있었다. 이번에 시험가동에 들어간 2공장에 들어서면 사람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1만6500㎡에 이르는 이 공장에는 검사 부문 등에서 10여명만이 일하고 있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서다. 주재료인 점토와 고령토 납석 석회석 등은 호퍼를 거쳐 볼밀(분쇄기)에서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진 뒤 스프레이드라이어에서 건조된다. 높이 21m짜리 사일로에 원재료가 보換?뒤 타일 모양을 만드는 성형, 유약을 입히는 공정, 불에 구워내는 소성을 거쳐 포장단계로 이동하는데 이들 공정이 거의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완제품도 사람이 지게차로 나르는 게 아니다. 센서와 통신을 이용한 무인자동운반시스템이 스스로 근처의 방해물을 감지하며 정해진 곳으로 이송한다. 타일에 각종 무늬를 인쇄하는 디지털프린팅머신은 메인 컴퓨터와 연결돼 디자이너가 설계한 내용을 타일 위에 그대로 프린트한다. 5명의 디자이너는 당진공장과 서울 역삼동에서 일한다. 서울에서 제작한 디자인이 실시간으로 당진공장의 제품에 반영될 수 있어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다.

이 공장의 설비는 주로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이다. 이들 자동화설비의 정보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이탈리아 기계제조업체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이 온다. 건축과 건자재 산업이 발달한 이탈리아는 수백개의 타일 관련업체와 기계업체, 연구소가 한곳에 모인 집적지(클러스터)가 있을 정도로 이 분야의 강자다.

땅값을 제외하고 2공장 건설에 든 비용은 약 180억원이다. 이대영 회장은 불황에 설비 확장에 나서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부족한 생산물량을 외주 제작을 통해 해결했으나 자체 생산을 통해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1공장의 생산능력이 월 15만상자인데 2공장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면 생산능력은 월 30만상자로 2배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그러면 인력은 얼마나 늘었을까. 종전 이 회사의 인력은 95명이었다. 2공장 가동을 계기로 충원해 120명으로 늘렸다. 그것도 영업과 디자인 분야 인력을 포함해서다. 생산인력 충원은 10여명에 그쳤다.

이 회장은 “원래 이 정도 생산능력을 갖추려면 종전 형태의 공장으로는 160명은 있어야 하는데 자동화와 관리 부문의 공통화를 통해 인력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회장은 “20% 이상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장 옆 빈터를 가리키며 “이 부지에는 3공장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3년 뒤에는 3공장 착공에 나설 것”이라며 “이 경우 전체 생산능력은 월 55만상자에 달하지만 추가 인원은 20명 정도면 된다”고 덧붙였다. 140명의 인원으로 월 55만상자를 만드는 국내 굴지의 타일업체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 생산 공장의 거의 절반 인력으로 가동하는 것이다.

둘째, 제품력 향상이다. 이 회사는 고급 타일을 만든다. 대리석 질감이 나는 제품을 비롯해 나무·금속·물결무늬 등 다양하다. 은은한 꽃무늬나 물방울, 기하학적으로 나뉜 파스텔컬러의 타일 등 수백종을 생산한다. 이를 욕실 등을 꾸밀 때 여러가지 방식으로 조합하면 수만가지의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 이들 제품을 좋은 설비에서 불량품 없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원료배합 단계부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회장은 “타일의 원료는 고령토 점토 석회석 낵?도석 등인데 이들이 작은 알갱이로 구형(둥근 모양)이 돼야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원료 선별에서 배합까지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화된 라인에서 표준품을 생산하며 불량품을 일일이 걸러낸다. 그는 이런 품질향상 노력을 인정받아 2013년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회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2공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대형 타일(가로 300㎜×세로 600㎜) 전용 생산공장”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크기는 보통 타일(가로 250㎜×세로 400㎜)보다 훨씬 클 뿐만 아니라 시원한 느낌을 주고 시공도 간편하다.

최근 고급주택에선 이런 대형 타일을 선호한다. 이 시장을 외국산 대신 자사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디자이너가 늘어난 만큼 연간 개발하는 새로운 디자인 제품의 종류도 종전 200여종에서 300여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글로벌 경영 준비다. 이 회장은 “우선 생산시설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뒤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것”이라며 “이미 몇몇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시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이면서 틈나는 대로 이슬람의 역사와 문학 등 인문학 강의를 듣는다. 외국 문화와 역사를 먼저 이해한 뒤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인천 제물포고와 인하대 무기재료공학과를 나온 이 회장은 40년가량 세라믹과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내화 등에서 타일 및 세라믹 분야에서 일한 뒤 1996년 세라믹로(爐)를 만드는 태영산업을 창업했다. 2005년 타일 제조업체를 인수해 태영세라믹으로 상호를 바꾼 뒤 타일 생산에 나섰다.

그는 ‘더불어 사는 경영’을 중시한다. 회사 입구에 있는 ‘세상을 아름답게, 인류를 행복하게’라는 현수막과 사무실에 ‘인본경영으로 가치창조’라는 액자를 걸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사내 ‘나누리봉사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장학금과 쌀 전달, 취약계층 집수리 등의 봉사에 나서는 것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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