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중국 증시 2% 넘게 급락…롤러코스터 장세 언제까지

입력 2015-06-26 11:42   수정 2015-06-26 14:15

[ 권민경 기자 ] 중국 증시가 정부 당국의 잇단 돈풀기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하락했다.

지난 19일 6% 넘게 폭락하며 4500선 밑으로 추락한 뒤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2분기 경제 지표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중국 증시의 조정이 좀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11시0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1.02포인트(2.23%) 내린 4426.76을 나타냈다. 이날 지수는 2.82% 하락 출발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는 정부 당국이 단기 자금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약발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전날 환매조건부채권(레포) 방식으로 350억 위안(한화 약 6조2650억원)을 시중은행에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16일에도 같은 방법으로 100억 위안을 풀었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블로그를 통해 "시장의 자금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자금 공급에 앞서 지난 24일 중국 국무원은 상무회의를 열어 현행 75% 이하로 묶여있던 예대율 규정을 20년 만에 철폐하기로 했다.

예대율은 은행 예금 총액에 대한 대출 비율로, 이를 없앨 경우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커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2분기에도 강한 회복?보이지 않자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예대율 폐지와 단기 자금 공급 등을 잇따라 꺼내들었다고 분석했다.

백영숙 중국 초상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인민은행의 자금 공급은 이미 시장에서 예측돼 왔고 증시에도 선반영됐다"며 "자금 공급에 따른 증시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대율 철폐로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높아져도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대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며 "이 또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취함에 따라 오히려 지급준비율 인하에 대한 기대는 한풀 꺾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조만간 지준율이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수그러들면서 증시에는 악재가 됐다"며 "증시 측면에서는 지준율 인하에 따른 상승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15일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과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증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최근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는 등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대한 신호는 강하게 주지 않고 있다"며 "짧게는 2주, 길면 3주까지도 증시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분기 경제 지표가 나오는 때와 맞물려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강세장이 다시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GDP 증가율은 1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와 지준율 인하 등 정책이 발표될 수 있어 장기 성장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하지만 "상하이지수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측면에서 낮은 상황은 아니라"며 "변동성을 대비해 음식료, 유틸리티, 증권보험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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