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통령께 진심 죄송"…靑은 '사퇴' 강경기류

입력 2015-06-26 21:37  

朴대통령 '거부권 행사' 후폭풍

劉 "국정 노력 뒷받침 못해 송구…마음 푸시길"
靑 "대통령 의중 읽었다면 스스로 거취 정해야"
親朴 일각, 최고위원들 동반사퇴도 거론



[ 조수영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한껏 몸을 낮췄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며 유 원내대표를 지목해 강도 높게 비판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갈등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죄송… 송구… 죄송… 반성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여당이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여야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연금 개혁법안과 국회법 개정안이 연계된 것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원내대표로서 가장 노력을 기울인 것은 훗날 박근혜 정부의 개혁과제로 길이 남을 공무원연금 개혁이었다”며 “대통령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겠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의 국회 통과를 가장 절실히 원했던 것으로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대통령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박 대통령에게 “송구하다”고 말한 데서 한층 더 몸을 낮춘 것이다.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며 당·청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명분을 얻은 만큼 청와대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 역시 “(청와대와는) 아직 연락하지 못했지만 주말에 자연스럽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신뢰 무너져…사과로 해결 안돼”

하지만 당·청 관계가 당장 복원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당과 청와대 안팎의 공통된 시선이다. 청와대로선 유 원내대표의 사과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냉랭하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가 당쪽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유 원내대표를 향한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이 불신임을 뜻하는데도, 전날 여당 의원총회에서 원내 지도부를 ‘재신임’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에 불만이 적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읽었다면 스스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정치인은 안 된다는 단호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박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청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는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靑-유승민 관계는 깨진 유리잔”

친박계는 ‘유승민 퇴진’을 재차 주장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의총 결과를 보고 당·청 관계의 심각성에 대해 의원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일단락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 신뢰는 이미 무너졌으며, 깨진 유리잔”이라고 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친박계 최고위원의 동반사퇴를 통한 지도체제 와해와 박 대통령 또는 친박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을 통한 정계 개편 등도 거론한다. 이장우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것이 원활한 당·청 관계를 위해 좋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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