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평오 무역투자실장 명퇴
수출대책 등 차질 불가피
[ 김재후 기자 ] 올 들어 5개월 연속 한국 수출이 가파르게 줄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수출정책 컨트롤타워마저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수출입 업무의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권평오 무역투자실장(1급)은 30일자로 명예퇴직하겠다고 산업부에 지난 주말 신청했다. 산업부는 권 실장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들여 곧바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무역투자실장은 한국의 수출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총괄하는 자리다. 매달 1일 전달의 수출입 통계(통관기준)를 집계해 발표하는 역할도 한다. 수출 통계를 기초로 수출 진흥책을 세우고, 외국인투자 유치 정책도 마련하는 사실상 한국 수출의 정부 내 사령탑 기능을 한다.
이 자리가 권 실장의 명예퇴직 신청으로 공석이 된다. 산업부는 아직 무역투자실장 후임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후임 인사가 골칫거리란 얘기도 들린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과 FDI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무역투자실장은 ‘고생만 하는 자리’란 인식이 팽배하다”며 “1급 승진을 앞둔 고참 국장들 사이에서 무역투자실장 자리를 기피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후임이 결정된다고 해도 권 실장과 같은 역할을 곧바로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란 게 산업부 관료들의 중론이다. 권 실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 정부조직이 개편된 2013년 4월부터 2년 이상 무역투자실장을 맡아왔다.
당장 수출 컨트롤타워의 공백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7월1일로 예정된 ‘6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이 취소됐다. 무역투자실장을 대신할 윤갑석 무역정책관은 청와대가 소집한 다른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던 범정부 차원의 수출종합대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수출종합대책은 7월 중순께나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들이 하지만, 그 수출을 진흥하고 수출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들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엔저(低) 사이에 낀 한국 수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게 시급한 마당에 잠시라도 무역투자실장이 공석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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