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가 현실화해 가면서 국내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면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말 고점을 찍은 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부 충격에 유독 취약한 국내 증시가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또 한 차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스닥시장은 호조를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그리스발 악재가 조정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증시 급락도 걸리는 대목이다. 지난 19일 6.42%나 하락한 상하이증시는 1주일 만인 26일 또다시 7.40% 빠졌다. 불과 2주 만에 19%나 폭락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신용거래 규제 여파라고 하지만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많다. 상하이증시는 이달 중순까지 연초 대비 무려 60% 가까운 폭등세를 보였다. 중국 시장 급락은 어떻게 보면 그리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물론 그리스 사태의 국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데다가 남유럽계 은행의 한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재정위기 당시 25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11억3000만달러로 크게 줄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2100만개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방증이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와중에 증시마저 무너지면 그 파장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물론 모든 시장 참여자가 그리스와 중국 사태의 장·단기적 전개에 유념해야 할 때다.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