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갤러리] 고요하게 빛나는 마을과 호수…세상 너머의 아침, 할슈타트

입력 2015-06-29 07:02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lstatt)는 아침에 고요함으로 빛난다고 했다. 그 신비함을 느끼고 싶어서 비행기를 예약했다. 2012년 6월 어느 날 도착한 할슈타트. 눈을 뜨니 새벽 5시였다. 창밖으로 빛나는 호수가 보였다. 아침에 할슈타트가 고요하게 빛난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햇빛이 마을과 호수를 비추는데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게 빛났다.

호숫가를 걸었다. 할슈타트의 아침 향기가 코를 가득 채웠다. 눈을 감았다. 호수 속의 송어가 지느러미를 힘차게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요 속에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리코더로 솔에 해당하는 음을 내는 것처럼 들렸다. 호숫가를 걷다 보니 길 끝 장크트미헬 교회에 도착했다. 광장의 가게는 모두 닫혀 있었다. 아침식사는 못했지만 고요함이 허기를 달랬다. 광장의 벤치에 앉아 이 고요함이 영원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보았다. 할슈타트의 아침은 세상 너머에 있었다.

우동혁(서울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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