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불신임’ 의사를 드러냈고, 이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사퇴 공세’에 가세했는데도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자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다시 한 번 유 원내대표를 향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하반기에 추진해야 할 핵심 개혁과제와 경제 활성화 대책 등 당면 정책 현안을 줄줄이 언급했을 뿐 유 원내대표는 물론 국회와 관련된 정치적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국무회의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공을 당으로 넘긴 만큼 당 지도부와 유 원내대표 본인의 선택 및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당·청 관계가 더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스스로 거취 문제를 해결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15분가량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메르스와 극심한 가뭄 피해가 겹치면서 경제에 대한 충격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의 속도전을 주문했다.
특히 경제의 정상 궤도 진입, 소비 등 일상적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과감한 소비진작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 및 구조개혁 방안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신속 추진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타이밍을 놓치면 돈은 돈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들어가면서 효과는 못 내기 때문에 결국 빚더미에 앉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며 “속도를 늦추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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