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1초의 소중함

입력 2015-06-30 21:04   수정 2015-07-01 05:30

윤초 시행으로 1초 추가
인식 못할 짧은 시간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
찰나라도 소중히 여겨야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yhshin@kriss.re.kr>



“1일의 소중함은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가장에게, 1분의 소중함은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1초의 소중함은 찰나의 순간으로 교통사고를 모면한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전 코카콜라 회장이 전체 직원에게 보냈던 신년인사 중 일부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1초가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될 수 있다.

특히 7월1일인 오늘은 1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날이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 9시에 윤초(閏秒)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윤초란 지구의 자전을 기준으로 한 천문시와 세슘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원자시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더하는 1초를 말한다.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 시간을 8만6400등분(24시간×60분×60초)한 게 천문시에서 말하는 1초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속도가 불규칙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류는 ‘변하지 않는 1초의 기준’이 필요해졌다. 1967년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는 세슘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 시간을 1초로 정의했다. 이것이 원자시다.

문제는 천문시와 원자시의 시간차가 조금씩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천문시와 원자시가 0.9초 이상 차이가 나면 인위적으로 원자시에 1초를 더한다. 이 과정이 없으면 먼 훗날 낮 12시가 됐는데도 태양이 하늘의 중간에 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윤초가 시행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변화는 거의 없다. 하지만 컴퓨터를 비롯해 현대사회에서 타임 서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수많은 네트워크 시스템에선 윤초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국내에 보고된 피해 사례는 없다. 과거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2012년 윤초 시행으로 인해 호주의 항공시스템이 마비됐고, 미국에선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가 장시간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1초의 순간에도 거액이 오고가는 증권시장에 만약 이런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윤초 시행을 앞두고 서버 점검과 같은 예방에 힘쓰고 있다.

1초는 인식조차 못하고 헛되이 쓰이는 순간일 수도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윤초가 시행되는 오늘, 자신이 보내는 1초가 어떤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yhshin@kriss.re.kr>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