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정치권

입력 2015-06-30 22:00  

여의도 Wi-Fi

'유승민 사퇴' 앞장 서청원
당 대표 경선 때 劉가 지지

대선 때 대립했던 정두언
이번엔 '유승민 지키기' 선봉



[ 박종필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과거의 동지가 적이 되거나 과거의 적이 동지가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2007년과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앞장섰던 ‘원조 친박’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와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사퇴 압력이 거세지면서 적극적으로 그를 감싸지 않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며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와 친박계 핵심으로 동지적 관계를 맺었다. 두 사람 모두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다. 유 원내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 뒤 서 최고위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고 수감됐을 때 그를 적극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도 유 원내대표는 서 최고위원을 지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거부권 정국에서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좌장으로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총대를 메고 있다.

유 원내대표와 서울대 상대 76학번 동기인 정두언 의원과의 관계도 굴곡을 탔다. 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캠프에서 함께 일했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 정 의원은 이명박 후보 캠프에 각각 몸을 담아 상대 공격의 선봉에 섰고, 이때 관계가 소원해졌다. 서로를 공격하면서 ‘탈당, 출당, 제명’ 등 험한 말들을 주고받았다. 그렇지만 지금 정 의원은 같은 비박계 의원으로서 “우리 손으로 뽑은 우리 원내대표를 쫓아내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유 원내대표 지키기 역할에 나서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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