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당연한 결과"…'KCC 자사주' 불확실성 여전

입력 2015-07-01 11:49   수정 2015-07-01 12:05

17일 주총 예정대로…엘리엇과 결국 표 대결
시가총액 기반 합병비율 정당…자사주 판단 유보




[ 김민성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이 1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로써 오는 17일 열리는 합병 결의 임시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이에 대해 가처분 피소 대상자인 삼성물산은 "합병이 정당하고 적법하게 진행된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쟁점이었던 시가총액 기반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비율(1대 0.35) 산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하자 더 고무된 표정이다. 법원이 양사 합병 이건희 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를 위한 행위라고 판단할 증거가 없다고 명시하자 합병 현실화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또 다른 쟁점이었던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을 유보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법원이 이 역시 함께 기각했다면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사들인 KCC의 의결권 행사에 법적 정당성이 부여되면서 양사 합병이 8부 능선을 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었다.

이날 가처분 결과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룹 차원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통상 매주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 직후 열리는 그룹 미래전략실의 정기 브리핑도 열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가처분 일부 승소에 대한 공식 입장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이날 합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 '뉴삼성물산(www.newsamsungcnt.com)'을 새로 열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찬성 위임장 확보를 위한 삼성 측 입장과 정당성을 알리는 곳이다. 합병으로 신설되는 통합 삼성물산이 미래 성장가지와 합병 시너지 효과 등을 게재한다.

한편 합병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엘리엇은 이달 17일 열릴 주총에서 반대 세력을 결집해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은 최근 삼성물산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주식 1112만5927주(지분 7.12%·주당 단가는 6만3500원)를 장내 매수한 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우호적인 삼성 계열사의 지분 합계가 삼성SDI 7.39%, 백기사로 등장한 KCC 5.79% 을 포함해 19%선이다. 국민연금이 9.79%, 외국인 지분은 32.11%로 더 많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기관투자가 서비스)의 찬반 의견 발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ISS 평가는 외국인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합병 판세를 점칠 수 있는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ISS는 이르면 2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우호 지분과 엘리엇을 필두로한 반대 세력 간 표 대결 양상을 점칠 수 있는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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