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산업부] 간부 인사설로 4개월째 '뒤숭숭'…1급 고위직은 두 자리나 공석

[ 심성미 기자 ] 산업·수출·에너지 분야에서 크고 작은 악재가 속출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제 역할을 못하자 화살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을 향한다. 산업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총대를 메고 현안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윤 장관 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장관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없는 정책환경 탓이란 분석도 많다. 한 산업부 전직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선 청와대가 1급 인사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장관들의 힘이 너무 빠져 있다”며 “인사 뿐 아니라 대부분 정책 방향이 청와대의 말 한마디에 왔다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요즘 장관들은 대통령에게 대면보고할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고 들었다”며 “그러다보니 자신의 정책적 주관을 대통령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폐해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게 최근 발표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다. 논의 초기엔 산업부가 지지한 ‘2안(배출전망치 대비 19.2% 감축)’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미국 정부 등의 압력이 작용하면서 청와대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180도 돌려 애초 계획에도 없던 ‘제5안(37% 감축)’을 최종 선택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방향을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산업부가 산업 경쟁력 피해 등의 부작용을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산업부 일선 공무원들은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월부터 1급 인사를 한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A국장이 어느 자리로 승진한다’ ‘B국장이 어디로 이동한다’는 ‘복도 통신’만 무성하다. 무역투자실장과 기획조장실장 자리는 공석이다.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도 청와대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1급 인사는 청와대 소관”이라고 말했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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