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극복 2조5000억
가뭄·장마 대책 8000억…SOC 1조5000억 사용
9조6000억 적자국채 발행…GDP 대비 국가채무 37%
[ 조진형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피해 업종뿐 아니라 경기 활력을 높일 수 있는 곳에 쓰이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적재적소에 돈을 풀어 올해 3%대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가 재정건전성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추경 재원 확보를 위해 올해 10조원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나랏빚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7%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추경 어디에 쓰이나
전체 추경 규모 11조8000억원 중 세입결손 보전용 5조6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확대되는 세출 규모는 6조2000억원이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올 하반기 집행 가능한 사업 중에서 민생안정과 경기활성화 효과가 큰 것들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메르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에는 2조5000억원이 쓰인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관광업계, 중소기업, 수출업체 등에 1조6000억원이 지원된다.
구체적으로 관광업계에는 시설·운영자금 3000억원을 늘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정책금융 지원을 643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직간접 피해를 본 병의원 지원에도 8000억원이 투입된다. 1000억원은 감염병 관련 장비 및 의약품을 비축하고 메르스 환자나 격리자 치료비 등에 쓰인다.
가뭄·장마 대책으로 8000억원을 투입한다.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확충하고 총 6개 댐의 치수 능력을 올리기로 했다. 재해 발생에 취약한 노후 저수지 408곳은 개·보수한다.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긴급 수급안정자금 700억원도 마련한다.
나머지는 고용이나 건설 등 경기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투입된다.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청년 일자리 사업 등을 앞당기는 방식이다. 취업성공패키지·청년인턴제 등 기존 사업 강화에만 1746억원이 사용된다. 임금피크제 도입과 청년 신규 고용을 동시에 유도하는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금도 하반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진주~광양철도 복선화, 성산~담양 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올해로 앞당기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1조5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기금운용계획 자체 변경을 통해 늘리는 3조1000억원은 서민 주택 구입이나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확대하는 데 투입된다. 한국도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은 내년 투자계획을 하반기로 앞당긴다.
○재정건전성 ‘빨간불’
기재부는 이 같은 총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대책으로 경제성장률이 올해 0.3%포인트, 내년에는 0.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방 차관은 “6조2000억원 가운데 1조5000억원가량은 융자로 지원된다”며 “융자는 통상 6개월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내년도 성장률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경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마련된다. 한국은행 잉여금 7000억원, 기금 재원 1조2000억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9조6000억원은 신규 국채 발행으로 조달된다.
이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해졌다. 재정수입에서 총 재정지출과 4대 사회보장성기금액을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당초 33조4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 늘어난 46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2009년(43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국가채무도 늘어난다. 정부는 당초 올해 국가채무 규모를 569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추경 편성으로 579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GDP 대비 비율로 보면 35.7%에서 37.5%로 1.8%포인트 높아진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으로 경기 부양은 되겠지만 재정건전성은 물론이고 구조 개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추경은 금융위기 등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만 해야 하는데 너무 자주 활용하는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김주완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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