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일랜드는 지난해 유로존 최고인 4.8% 성장으로 엄청난 반전을 이뤄냈다. 1년 새 국가 신용등급이 세 차례나 올랐을 정도다. 2010년 구제금융 이후 공무원 임금 삭감 등 긴축, 세금 감면, 규제개혁 등이 낳은 성과다. 2008년 이후 재정지출을 280억유로나 줄였고 유럽 최저인 법인세로 구글 등 다국적기업 투자도 대거 유치했다. 스페인도 경직됐던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면서 구조개혁 모범사례란 평을 듣는다.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95%까지 회복됐고 올해 3.1% 성장을 예상한다. 블룸버그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고루 나눠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스페인을 ‘돌아온 별’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다.
하지만 반대로 간 나라들도 있다. 이탈리아는 구제금융을 받지 않은 대신 구조개혁도 미진해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다. IMF가 추정한 올해 성장률은 0.5%에 불과하다. 정부 부채비율(132.1%)이 그리스 다음으로 높아 ‘제2의 그리스’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포르투갈은 2011년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연금 삭감 등 긴축정책으로 경제지표는 다소 호전됐지만 정치가 변수로 떠올랐다. 오는 9월 총선에서 긴축 반대와 임금인상을 내건 좌파 정당이 우세하다고 한다. 재정긴축을 철회할 경우 그리스 전철을 밟을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결국 나라의 운명은 곧 정부와 국민의 구조개혁 의지가 가른다. 땀과 눈물의 고통 없이는 위기 극복도 불가능하다. 고통분담 대신 내몫 챙기기와 기득권 고수에 더 골몰한 한국은 어떤 길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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