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돌려받는 영화에 몰리는 투자社

입력 2015-07-07 14:40   수정 2015-07-07 14:40

(오동혁 증권부 기자) 제작비의 일부를 환급받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자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시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받는 영화들이죠. 국가 입장에선 지원금을 주는 대신 그 이상의 경제부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환급금은 일반적으로 제작비의 20~30% 수준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제작된 어벤져스2도 이런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받은 사례입니다. 한국에는 제작비의 최대 30%까지 현금으로 돌려주는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제도'가 있습니다. 외국자본이 총제작비의 80% 이상을 투자한 영화에 한해 ▲국내 촬영 3일 이상, 국내 집행비 1억~5억원 미만(제작비의 20%), ▲국내 촬영 7일 이상, 국내 집행비 5억~20억원 미만(제작비의 25%), ▲국내 촬영 10일 이상, 국내 집행비 20억원 이상(제작비 30%) 등으로 차등 인센티브를 적용합니다.

당시 어벤져스 제작사는 한국에서 촬영팀, 엑스트라, 특수효과팀 등을 고용하며 130억원 정도를 쓰겠다고 신청했습니다. 환급액은 39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어벤져스의 한국촬영으로 약 876억원의 경제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으니,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최근 국내 영화 투자 업계에선 해외에서 제작하는 ‘한국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환급금’을 받게 되면 실제로 투玟求?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투자유치를 진행한 애니메이션 '넛잡2'가 바로 이런 케이스였습니다. 넛잡2의 순제작비는 400억원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현지 제작사와 공동으로 제작하게 되면서 약 80억원을 환급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넛잡1을 제작할 때도 캐나다에서 공동 제작하면서 약 100억원 가까운 돈을 환급받은 바 있습니다.

넛잡2의 투자사들 입장에선 우선 80억원의 원금회수는 보장되는 셈입니다. 순제작비가 사실상 320억원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투자사들의 손익분기점(BEP)도 낮아지게 됩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에서 내로라 벤처캐피털들이 1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작비 일부를 환급받는 영화는 리스크가 대폭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항상 1순위로 투자검토 하게 된다“는 모 벤처캐피털 투자본부장의 말도 이해가 가네요. (끝)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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